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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타이오_순박한 어촌 마을에서 맛보는 싱싱한 피시볼의 맛

HONGKONG Tai-O_The Fishing Village

작가 블루칩 조회수 112 추천수 2 등록일 2017-01-10

지역 : 홍콩 > 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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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밝히자면 타이오에 간 것은 순전히 실수였다. 영화<무간도>에 나왔던 동양 최대의 대불상이 있는 포린사에 가기 위해 옹핑빌리지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고, 줄서기를 잘못해 타이오로 가게 된 것이다.  

 

MTR 퉁청역에 내리면 근처 육교 앞에 옹핑빌리지와 타이오, 이 두 곳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원래 란타우 섬까지는 한번에 갈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다. 심지어 크리스탈 케이블카라고 해서 바다를 건너 란타우 섬까지 가는 동안 유리바닥을 통해 물결 치는 것까지 다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문제는 첫 번째로 홍콩에 갔던 2013년 9월에는 그 두 케이블카가 모두 공사 중이었던 것이다.(심지어 포린사도 공사 중이어서 절은 못 가보고 대불상만 올라가 봤다.) 

 

홍콩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길을 참 잘 알려준다. 심지어 모르는 길도 알려준다. 그 말을 믿었다가 낭패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버스 줄을 서다가 중간쯤 왔을까, 이 줄이 타이오 간다는 걸 알게 됐다. 뙤약볕 아래서 30분 이상 서 있었는데 다시 다른 줄에 서야 한다니 미칠 노릇이었다. 같이 갔던 동생이 알아보러 갔다. 이 버스를 타도 옹핑빌리지에 간단다. 잘 됐다고 그냥 탔다. 그리고 타이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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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을이었다. 마천루와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한 시내만 보다가 타이오를 보면 딴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다. 허름한 수상가옥과 말린 해산물을 파는 시장들. 유명한 것이라고는 돌고래 뿐이다. 근처에 돌고래가 자주 출몰한다는 바다가 있는데 그곳까지 보트를 몰아 관광객들에게 구경을 시켜주고 돈 받는 걸로 벌이를 하는 이들이 아예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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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나머지 사람들은 고기를 잡거나 말린 해산물을 팔았다. 가끔 말린 것들을 화로에 구워주기도 한다는 데 꽤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먹어보지는 못했다. 

 

돌고래를 보러 온 것도 아니었고, 사실 여행자에게 시간만큼 소중한 것은 없는 법이다. 어서 빨리 이 곳을 벗어나 옹핑빌리지로 가야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날은 더워 32도에 육박하는 데 습기까지 엄청나니 체감온도는 35도였다. 다들 티셔츠가 흠뻑 젖어서 돌아다니는 상황에서 낭만이고 뭐고 성가신 게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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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동생이 잘못 온 건 잘못 온 거고 온 김에 시장 구석에서 파는 피쉬볼이나 먹고 가자고 했다. 더운 날씨에 무슨 피쉬볼이냐고 했지만 냄새도 그럴듯 했고 무엇보다 꽤 깨끗해보였다. 하나에 5HKD(한화로 약 650원). 동전도 없앨 겸 하나 달라고 해서 먹으며 옹핑빌리지로 가는 길을 찾았다. 

 

그런데 이 단순해 보이는 동그란 피쉬볼 하나가 기가 막히게 맛있었을 줄이야. 생선육을 아주 곱게 다져 탱탱한데다 담백해서 더운 날씨에 잃은 입맛이 잠깐 되돌아올 정도였다. 물론 어묵은 비교할 수도 없었다. 

 

2014년에 두 번째로 홍콩에 갔을 때, 침사추이 시내의 당조라는 음식점에서 피쉬볼을 시켰다. 당연히 그때의 맛은 나지 않았다. 맛은 그럭저럭이었는데 찰기는 타이오의 시장바닥 피쉬볼이 훨씬 나았다(심지어 당조의 카레소스는 차라리 안 뿌리는 것만 못했다).

 

돌고래를 본 것도, 타이오를 다 둘러본 것도 아니어서 어디가서 이곳을 잘 안다고 말할 생각은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홍콩에서 가장 맛있게 먹어본 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나는 늘 타이오의 시장에서 파는 피쉬볼이라고 답했다.  

 

 

때로는 실수로 이런 대박의 맛을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여행이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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