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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업사이클아트센터

작가 임정희 조회수 256 추천수 0 등록일 2017-11-13

지역 : 경기도 > 광명시 > 가학동 >



지난 주말부터 급격히 쌀쌀해지면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광명에 업사이클아트센터와 동굴 등 이색적인 볼거리들이 모여있다길래 차를 몰고 훌쩍 떠났다.


*광명 업사이클아트센터 주소: 경기도 광명시 가학로85번길 142 자원회수시설

 

가는 내내 길가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던데, 아트센터에 도착해보니 이곳에도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반기고 있다.

아트센터 앞에 주차공간이 넉넉하게 있어서 주말에 방문했는데도 어렵지 않게 입장할 수 있었다.


 

광명 업사이클아트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폐 산업단지 문화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곳이다.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인 업사이클은 기존의 재활용인 리사이클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상태로, 

버려진 물건에 예술적인 가치까지 더해 새로운 작품이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곳에서는 업사이클이라는 대주제 아래, 다양한 전시와 디자인 교육, 각종 이벤트 행사가 열리는 시민 예술 공간이다.

물론 주말에는 타지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과 가족 관람객들로 붐빈다. 

광명 업사이클아트센터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입장 가능하고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2017년도 기획전시인 [업사이클 아트센터 소장展]이 진행 중이었다.

업사이클아트를 진흥하기 위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기획전시로 그동안 모아둔 14여점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해설해 놓았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센터 수장고에 보관돼 한동안 안보였던 작품들이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못봤던 작품들을 다시 만나는 자리여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작품마다 작가명과 함께 작품에 쓰인 재료, 간략한 작품 설명까지 상세히 나와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작품은 <뻥품샵>이라는 제목의 작품인데, 제목에도 드러나듯이 뻥튀기로 명품 가방 형태를 만들었다.

과장 포장된 명품 이미지를 뻥튀기라는 쉽고 저렴한 소재로 풍자한 작품이다.

흔히 가짜라는 의미로 뻥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 어감을 살려서 명품의 허상을 재치있게 비판했다.

<뻥품샵>의 신명환 작가는 먹다 남은 눅눅한 뻥튀기를 박스에 차곡차곡 모았다가 뻥품샵을 하나 차렸다고 한다.

 

다음 작품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단지로 만들어졌다.

얼굴은 전단지를 세로로 오려서 만들었고 신체는 종이접기를 한 것으로 동그란 모양으로 완성했다.

멀리서 보면 전단지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작품성 있어 보인다. 전단지의 매끄러운 표면 덕분에 광택감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금성과 목성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녹슨 철제들과 버려진 자투리 나무조각들이 뭉쳐져 있다.

작가는 버려진 오브제인 철로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표현하는 금성을 형상화했다.

결국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것들은 우주로 돌아가며 끊임없이 순환하게 됨을 말하는 것 같다.

 

보자마자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작품들도 많다.

한 눈에 봐도 택배 상자 안에 들어있는 에어캡(일명 뽁뽁이)로 만든 작품이다.

작품 제목은 <잘 터지는 전화기>이다. 에어캡을 터뜨리는 행위에서의 터지다와 전화가 잘 터진다의 이중적인 의미를 담은 재치있는 작품이다.

생각해보면 에어캡도 별 생각없이 내다 버리는 쓰레기 중 하나인 것 같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봤던 작품 <취급주의>이다. 

역시 에어캡 포장재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드레스로 재탄생됐다.

작가는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자존감을 뽁뽁이에 비유해 아름다운 웨딩 드레스처럼 다시금 회복될 수 있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버려진 자투리 나무에 구멍을 내서 식물을 심은 귀여운 화분도 있다.

이쯤되면 무의식적으로 물건을 버리기 전에 어떤 쓸모가 더 남아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든다.

 

어디에서 많이 봤다 싶은 물건이었는데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니 형형색색의 usb 연결잭이었다.

이 작품을 위해 잭이 생겨난 것 마냥 버려진 쓰레기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업사이클 아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아이들과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작품 수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넉넉잡아 한 시간이면 내부 관람을 마칠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잠깐 숨을 돌릴겸 밖으로 나왔다.

가볍게 산책을 해도 좋고 2층에 카페도 있으니 음료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도 좋다.

아트센터 근처에 광명동굴이 있어서 카페 이름은 광명동굴 카페이다.

 

아트센터 정문 앞쪽으로는 야외전시물이 전시돼 있다.

역시나 작품명과 간단한 설명이 적혀진 표지판이 옆에 있어서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다. 

 

야외전시물 중에서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은 돌고래 모양을 한 <도시의 고래>라는 작품이다.

레코드판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작가가 제주 월정리 해변에 체류하면서 자연과 교감을 얻기 위한 작업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월정리 해변에는 돌고래 떼가 자주 출몰하는데 이를 형상화한 <도시의 고래>는 버려진 잔해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됐다.

소재의 선택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 이야기가 인상깊어서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 마신 와인병을 꽃다발처럼 만든 <와인다발>이라는 작품이다.

작품에 쓰인 와인병은 광명동굴에서 시음 후에 나온공병을 활용한 것이고 다발을 감싸고 있는 리본은 자동차 안전벨트를 사용했다고 한다.


자동차 백미러를 한데 모아 거대한 구를 만든 작품.

대부분의 작품이 그러하듯 하나의 작은 쓰레기로는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열개, 백개가 모이고 나면 그 존재감이 잊혀지지 않을만큼 커지는 것 같다.

 

야외전시물을 다 보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발견한 광명 평화의 소녀상

소녀상 앞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소녀시절에 좋아하시던 꽃과 나무로 가꾼 자그마한 꽃밭이 있다.

 

2015년 8월 15일에 세워진 광명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다시는 전쟁과 폭력으로 인권이 유린당하는 일이 없도록 인권과 평화는 바라는 광명시민의 염원을 모아 건립됐다.

 

부모와 고향으로부터 단절됐음을 상징하는 뜯겨진 머리카락과

고향에 돌아왔음에도 편히 정착하지 못했던 할머니들의 마음을 상징하는 땅에 딛지 못한 맨발의 발꿈치,

억울하게 먼저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들의 빈 자리를 뜻하는 소녀상 옆 빈 의자까지

하나하나 가슴 아픈 의미를 담고 있는 소녀상.

 

숙연한 마음으로 소녀상까지 둘러본 다음, 우리 일행은 광명동굴로 향했다.

날이 점점 쌀쌀해지는 요즘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광명 업사이클아트센터!

안타깝게도 내가 주말에 다녀오자마자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10월 31일부터 전시가 잠시 중단됐다고 한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해본다(2층에 있는 광명동굴카페는 정상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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