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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세계여행#2]호주 브리즈번 시내 탐방. 퀸스트리트몰에서 직장 구하기.

작가 박성호 조회수 173 추천수 2 등록일 2018-02-13

지역 : 오스트레일리아 > 퀸즐랜드 > 브리즈번



 

[바나나세계여행#2]
호주 브리즈번 시내 탐방. 퀸스트리트몰에서 직장 구하기.

-(바나나 그 다음,) 저자, 여행작가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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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넷... 두 겹으로 있으니까 24개. 한 끼에 식빵을 2개씩 먹으면 4일 동안은 먹을 수 있겠네.” 
 
 당분간은 비싼 식재료를 살 돈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식빵이랑 계란, 24개짜리 냉동 소시지를 사고 유통기한이 다가와서 떨이로 팔고 있는 1달러 식료품들을 쓸어왔다. 호주에 정확히 1000달러(약 80만 원)를 들고 왔는데 방세가 한주에 105달러, 핸드폰 요금이 한 달에 30달러였으니 식비랑 해서 대충 6주 정도 버틸만한 돈이었다. 얼른 직업을 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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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일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었다.
첫 번 째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온라인 사이트 중 하나인 ‘검트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검트리는 구직이나 쉐어 하우스 검색, 중고 물품 판매를 할 수 있는 종합 사이트이다. 아무래도 이곳에 글을 올리는 고용주들은 호주 사람들인 경우가 많고, 때문에 호주 사장 밑에서 일을 하는 '오지 잡' 구직자들은 검트리만 파는 경우도 많이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브리즈번 거주 한인들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 ‘썬브리즈번’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곳에 올라오는 구직 정보는 거의 다 한인 사장 밑에서 일하는 ‘한인 잡‘이다. 주로 설거지나 청소 일이 가장 많이 올라오고, 농장이나 공장에 관한 정보도 많다.

마지막은 가장 가능성이 희박한 이력서를 들고 직접 가게를 돌아다니는 방법. 그래도 이 방법을 꾸준히 고수하는 워홀러들이 많다. 사실 효율은 없지만 이력서를 들고 돌아다니면 조금이나마 백수의 불안감이 달아나서 그런듯하다. 직접 발로 뛰면서 이력서를 나눠주다 보니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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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세 가지 방법을 다 이용했다. 주로 낮에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력서를 돌렸다.  
말은 간단해 보이지만 철면피를 깔지 않으면 힘든 일이었다. 처음에 가게에 들어가면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이하나 이력서를 내러 왔다고 하면 바로 안색이 변했다. 이분들은 하루에 수십 번씩 나처럼 무턱대고 찾아오는 워홀러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친절한 곳은 이력서를 받으면서 일자리가 생기면 연락 드리겠다는 말을 해준다. 하지만 대부분은 창문에 종업원을 구하지 않는다는 종이를 붙여놓기도 하고, 이력서를 내미는 순간 밖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이해는 가지만 가게에서 쫓겨 났을 때 민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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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물렀던 캥거루 포인트는 도시 번화가 중심에서 남쪽으로 강을 건넌 곳에 있었다.
그래서 매일 강을 건너야만 했는데 다행히 강가에서 쉽게 선착장을 찾을 수 있었다. 강을 건너는 여객선 중에는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빨간색으로 칠해진 배는 시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했다. 브리즈번에서 지내는 동안은 항상 선착장에서 오직 이 빨간색 배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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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로 지내다 보니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었기에, 매일같이 브리즈번의 가장 중심 번화가인 퀸스트리트몰을 배회했다. 그래도 다행히 카메라와 두 다리만 있으면 돈이 없어도 흥미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퀸스트리트몰에는 여러 쇼핑센터와 고급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고, 거리에서는 악기 연주부터 노래, 마술, 곡예 등 각종 공연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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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스트리트 몰 중심 사거리에 위치한 헝그리 잭스. 우리나라에 있는 버거킹과 같은 가게지만 이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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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달라던 멋쟁이 할아버지. 꼭두각시 강아지와 함께 퀸스트리트몰에서 공연을 한다. 

강아지에 수많은 선들이 달려있어 얼핏 보면 진짜 살아있는 강아지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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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자리에서 트럼펫을 불고 있는 할아버지. 항상 정장 바지에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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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을 꽂고 오직 자신의 공연에만 집중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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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비둘기가 있다면 브리즈번에는 이 새가 있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검정 머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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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자전거를 대여해서 타고 다니기도 했다. 다만 브리즈번에는 자전거를 탈 때에도 헬멧을 쓰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

그래서 마트에서 13달러를 주고 스티로폼 헬멧을 구입했다.

 

호주 사람들을 스스로를 오지(Aussie)라고 부른다. 그래서 호주인이 사장으로 있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오지 잡'이라고 하는데, 이는 모든 워홀러들의 꿈이다. 대부분의 호주 사장들이 높은 시급을 보장해 줄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외국의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바로 오지 잡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영어 때문인데, 호주에는 매년 수많은 워홀러들이 일을 하기 위해 모여든다. 그중에는 나처럼 한국에서 온 사람들도 있지만, 영국이나 필리핀처럼 영어권 국가인 나라에서 온 사람들도 많고, 굳이 워홀러가 아니더라도 호주 청년들 중에서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호주 사장님 입장에서는 굳이 영어에 미숙한 한국인, 대만인, 일본인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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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인들은 한국인이 사장으로 있는 한인 잡으로 몰렸다. 한인 잡은 최저 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낮은 임금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썬브리즈번에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 순간 수십 명의 워홀러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설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그만큼 브리즈번에는 당장 집세와 생활비가 필요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한국인 워홀러가 많았다. 또한 한인 잡은 오지 잡을 구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한입 잡 역시 호주에서 일한 경력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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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는 도중에 호주에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NAB에서 계좌를 만들고 앞으로를 대비해 교통 카드도 구입했다.
이제 일자리만 구해지면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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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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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수십 장씩 이력서를 돌리고 다녀도 시간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목에 건 카메라로 거리의 사진을 찍고 다니고 가끔 카지노에 들어가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면 그런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시내 한 쪽 거리에 고철로 만든 캥거루 한 마리가 있어 매일 마주칠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다.

'그래도 호주까지 왔는데 언젠가 진짜 캥거루를 보러 가야지.. 일자리만 구하고 나면..'

 

 

 

 

 

 

 



-(바나나 그 다음,) 저자, 여행작가 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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