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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세계여행#12]호주 레포츠 휴양의 진수, 모튼섬의 탕갈루마 리조트 탐험#2(호주 브리즈번 워홀)

작가 박성호 조회수 236 추천수 0 등록일 2018-03-12

지역 : 오스트레일리아 > 퀸즐랜드 > 브리즈번





[바나나세계여행#12]
호주 레포츠 휴양의 진수, 모튼섬의 탕갈루마 리조트 탐험#2
(호주 브리즈번 워홀)


-[바나나 그 다음,]저자 박성호.


 







탕갈루마 리조트가 있는 모튼 섬은 호주를 발견한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영국으로 돌아가는 도중 우연히 발견한 섬이다.
선장은 섬의 가장 북쪽 포인트를 케이프 모튼이라고 명명했고, 후에 이 이름이 섬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 제1차, 2차 대전 때에는 전략상 중요한 군사지역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니, 아름다운 섬 옆에 난파선이 좌초해 있는 게 그리 생뚱맞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나는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 내친김에 요트까지 배우기로 했다.
오직 돛을 이용해 바람의 동력만을 사용하는 세일링 요트였고, 바다에 닿는 부분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쌍동선 형태였다.
이번에도 역시 리조트 직원이 친절하게 타는 법을 알려주었다.











항해법에 관한 모든 교육이 끝나고, 직원을 커다란 바퀴를 들고 와 요트를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머릿속으로 교육받은 것들을 되뇌며 한껏 부푼 꿈을 꾸고 있었다.
요트는 단순히 바다를 떠다니는 이동 수단이 아닌, 젊음과 도전,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바다의 로망이 아니겠는가.
요트라는 말 역시 '사냥'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야흐트(Jacht)'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만큼 요트는 얕은 바다에서 해적을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고 날렵한 선박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로망은 요트를 바다 위에 띄우는 순간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흔들리는 선체 위에 두 발을 딛고 온몸의 근육으로 돛을 잡아당겼건만, 요트는 시속 5km의 속도로 푸른 바다 위를 기어 다녔다.
엔진이 없는 세일링 요트는 바람이 불지 않는 이상 욕조에 떠있는 종이배와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나는 해안가에서 고작 5m 떨어진, 수심 1m의 얕은 바다에서 한참을 씨름하다 결국 요트를 반납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바다의 로망을 접을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1인 카약을 빌려 다시 바다로 나갔다.
카약은 바다를 기어 다니던 요트와는 견줄 수 없는 속도로 물살을 갈랐고, 나는 어느새 해안가에서 한참 떨어진 망망대해에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체력을 소비한 탓이었을까, 나는 그야말로 바다 한가운데 위에서 녹다운되어 돌에 걸린 해초처럼 그대로 카약 위에 걸려있었다.












적장의 목을 베러 출정하는 장수처럼 호기롭게 바다 위로 나섰건만, 죽을힘을 다해 해안가로 돌아온 패잔병이 되었다.
그렇게 바다에서 녹초가 되어 돌아오니 더 이상 바다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졌다.
이미 바다물을 너무 많이 삼켜 혈관 곳곳에 소금이 가득 차있는 기분이 들었다.
천천히 휴식을 취한 다음 육지에서 즐길 거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다행히 탕갈루마 리조트는 바다에서 즐길 거리만큼이나 육지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되어 있었다.
비치 발리볼, 펠리컨 먹이주기, 양궁, 스쿼시 등등.
하지만 나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모튼 섬의 전부를 돌아 볼 수 있는 거칠고 난폭한 놈이었다.









바로 어떤 지형이든 갈 수 있다는 뜻을 가진 ATV(All-Terrain Vehicle_모든 지형 이동 수단)이다.
크고 울퉁불퉁한 4개의 바퀴는 거대한 모래섬을 자유롭게 탐험하기에 버스나 자동차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ATV는 힘차게 흙길을 달렸다.
때로는 무성히 자란 드센 잡초가 앞길을 막기도 하지만, 성난 황소처럼 돌진하는 ATV에게는 맥없이 길을 내주고 말았다.
가끔은 제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 차체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그렇게 한 십 분 동안 숲속을 달려 리조트 뒤의 산을 넘어가자 진짜 모튼 섬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껏 보이지 않던 거대한 사막 언덕(사구)이 눈앞에 펼쳐졌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모래섬인 모튼 섬은 섬 전체가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곳이다.
때문에 모튼 섬의 원래 주인인 호주 느구기 부족은 이곳을 '모래 언덕이 있는 장소'라는 의미로 '무르굼핀'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면 저 멀리 다시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고, ATV는 해안가를 따라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간다.
푸른 바다를 한쪽에 끼고 고운 모래 위를 미끄러져 달리는 기분은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종종 바다 바람이 불어오지만 쨍쨍한 햇빛에 따뜻하게 덥혀져있어 포근한 느낌이 든다.











ATV는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오고, 그와 동시에 섬 주변을 선회하던 헬리콥터도 서서히 내려앉는다.
바다를 보니 하늘 높이 떠있던 해가 어느덧 바다와 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처음 섬에 들어올 때 반겨주었던 새들이 다시 가는 길을 배웅해준다.
그것이 마치 그들의 일상인 것 마냥.

해는 정확히 브리즈번이 위치한 서쪽을 가리키고 있다.








 

배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해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서서히 도시로 돌아간다.
관광객들은 점점 멀어져 가는 모튼 섬을 바라보며 그간 섬에서 만들었던 추억들을 다시 떠올린다.
나 역시 조금은 익숙해진 탕갈루마의 해안가를 바라보며 한 마디 말을 곱씹는다.

'역시, 섬과 바다는 언제나 옳다.'




모튼 섬의 탕갈루마 리조트 탐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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