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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60도]밤과 적막의 도시, 핀란드 헬싱키

N.L 60_ Finland_Helsinki

작가 이엔 조회수 305 추천수 5 등록일 2018-04-16

백과 사전 보기 헬싱키, 잔 시벨리우스, 헬싱키 중앙역, 헬싱키반타공항   (항목을 클릭하시면 백과사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역 : 핀란드 > 우시마 > 헬싱키





 

 


지구상 가장 북쪽에 위치한 수도.  

핀란드의 헬싱키. 

 


우리는 그곳에 있는 반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 곳엔 여행자들을 배려한 고슬립 (go sleep) 간이 침대가 마련되어있는데 
비행일정이 맞지않아 환승 대기시간이 무척 긴 사람들은 이곳에서 푹 쉬어갈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반타공항 31번게이트에 위치하고 있으며 AM 6시부터 PM 10시 까지는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고
그 이후부터 다시 AM 6시 까지는 직원에게 돈을 지불한 후 이용이 가능하다. 
4시간, 6시간, 무제한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은 25에서 35유로 선이다. 
핀란드는 EU가입국이라 유로를 쓰고있으니 장기간 유럽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유용하게 쓰일것 같았다. 
비몽사몽인 상태로 이 고슬립을 보니 무작정 들어가서 쉬고싶은 마음이 그득해졌다. 


* T I P
사리셀카로 가기 전, 이른 시간대의 비행기 탑승을 위해 헬싱키 공항에 위치한 힐튼호텔에 묵었었는데 
가격이 한화로 10만원대의 가성비가 좋은 숙소여서 이 곳도 추천한다. 
하지만 비행기가 자주뜨고 내리기 때문에 낮시간대 머무르는 것은 비추. 
24시간 리셉션, 드라이클리닝, 환전, 모닝콜서비스, 레스토랑 구비. 

                  
         



 

공항의 담배를 피는 공간. 넓고 쾌적하며 밖과 이어져있다. 
노르웨이와 마찬가지로 핀란드도 여행비수기라 사람들이 많지않아 눈치를 보지않는
헤비스모킹이 가능하다. 

 


밖으로 나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씨티버스를 타고 시내를 나가야한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 또는 핀에어에서 운영하는 시티버스를 타야하는데
우리는 핀에어를 이용하여 헬싱키로 왔기때문에 시티버스를 타기로 한다. 
공항을 나와 10번 플랫폼으로 가면 공항 리무진 버스, 핀에어 시티버스가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는데 
편도 6유로 정도를 내고 탑승하면 된다.

 

<헬싱키 중앙역 뒷모습, 종착지>
 

30분 정도 이동하면 헬싱키 중앙역 뒷편에 내려준다. 
이곳이 종점이기 때문. 

서유럽과 러시아. 이들에게 동시에 영향을 받은듯한 간결한 건축 양식이 돋보인다. 


 

<헬싱키 중앙역 정면의 풍경>


장기간 여행을 한 우리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따듯한 봄날씨도, 안락한 침대도 아닌 한국인의 정서가 담뿍 담긴 음식, 바로 한식이었다. 
여행 초보라 외국가면 외국음식을 먹어야 진짜 외국을 여행하는 줄만 알고, 딱 그렇게 믿고 한식은 전혀 챙겨오지 않은 처절한 상황. 
김치와 된장찌개, 심지어 그와 비슷한 색깔을 가진 외국음식이라도 입에 우겨넣고 싶은 마음. 

그 간절한 마음은 우리를 헬싱키에 있는 대형마트에 다다르게 만들었다. 


 

<k슈퍼마켓 위치>


k마트엔 우리에게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물품들이 많았다. 
익숙한 시리얼류가 눈에 보인다.  한국에서 자주보던 k 시리얼이 띈다. 이상하게 반갑고 안도가된다.
아, 세계화란...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한국음식을 찾아헤매다 찾게된 주류 코너. 
핀란드인들은 노르웨이인들과는 달리 술을 즐겨마신다. 주류도 무척 저렴한 편이라 얼마안되는 가격에
많은 술을 구매할 수 있다. 맥주류를 좋아하는 우리도 물론, 가능한한 잔뜩, 들수있을 정도로 잔뜩
바구니에 담아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저 멀리 어딘가 소스들이 즐비한 선반에서 한줄기 영롱한 붉은 빛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던 붉은 빛의 그 음식이옵니다! 
신의 계시라도 받은듯 정말, 으와아! 김치!!! 라고 소리를 칠 정도로 경이로운 재회였다. 

 

김치와 카레라이스 같은 다량의 레토르트를 마치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들마냥 의기양양하게 두 손에 들고
GLO 숙소로 온 우리. 

 

<GLO 호텔의 위치>


<호텔 GLO의 외부>
 


<내부 모습>
 


GLO 호텔은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하며 아늑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의 숙소였다. 
가격은 1박 한화 20만원 선. 헬싱키 시내 중앙에 위치하고있고 역에서도 도보로 10분정도 거리라
접근성이 뛰어나고 쇼핑하기에도 무척 용이하다. 
핀란드답게 어딜가나 나무색 실내 디자인을 채택한걸 볼 수 있는데
북유럽=나무 이런 코드가 확실히 없는말에서 나온 말은 아닌것 같다.
침대위의 와이어 전등이 약간의 불안감을 선사하는 것 외엔
군더더기없는 완벽한 인테리어였다. 
여행에 지친 피로를 풀기 딱 좋아보이는 아늑한 건식 욕조도 구비되어있다. 


-

참, 신이 내린 김치의 맛은
불행하게도 달고 맵지않은, 유럽사람들에게 맞춰진 맛이었다. 
분명 생긴것은 생김치인데 맛은 볶음 김치맛.
한식의 뿌리부터 열매까지 파악하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어색한 맛이어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본격적으로 헬싱키를 둘러보기위해 거리를 나섰다. 
익숙한 유럽식의 풍경. 
그 사이 유럽에만 있는것 같은 트램의 레일들이 완벽한 소실점구도를 이뤄내고 있다. 

 


핀란드 민족주의 음악가인 *얀 시벨리우스 의 전시가 열리나보다. 
벽에 큼지막하게 홍보물이 붙어있다. 핀란드 스케일. 


 


*INFO  얀 시벨리우스 1865.12.8 ~ 1957.9.20 
민족적인 소재를 유럽풍으로 묘사한 작풍의 핀란드 작곡가다.
모교 헬싱키 음악원의 교수를 지냈으며 [칼레발라]를 비롯하여 [투오넬라의 백조] 등으로 명성을 떨쳤다.
음악가가 되려고 했으나 가족의 반대로 법률을 전공하다 다시 대학을 중퇴하고 헬싱키 음악원의 명피아니스트 부조니에게 사사하였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연주가가 되지는 못하고 작곡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 https://youtu.be/8FzFMPc7aU4
music : False Horizon - Transition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 
온통 회색빛 하늘이던 이 곳에 구름이 두껍게 깔린다. 

묘한 긴장감이 풍경 곳곳에 맴돌다 
우리에게 닿는다. 

걸어야지, 

이럴땐 말없이 걷기에 집중하며
공기의 냄새, 뿌옇게 시야를 흐리는 빛, 
이국적인 모양들, 
낯선 지구의 어느 곳, 나와는 전혀 상관없이 몇만년을 거듭해 이 형태로 진화해왔을
신선한 풍경을 인지한다.

 



낮은 조도, 그 속에 테트리스처럼 교묘하게 짜맞춰져있는 
킬힐을 킬, 해버릴것만 같은 바닥들. 


 


이른 저녁, 이미 낮게 깔린 어둠을 가르는
3번 트램, 그리고 그것을 운전하는 사람. 

 


휑한 거리, 그 위로 어지럽게 흩어진 트램용 전선들, 
 


쓸쓸하게 DP되어 연주자를 기다리는 업라이트 피아노. 
 


무슨 건물인지, 사각에 사각을 거듭하는,
계속 보고있으면 정신이 아득해져 정상궤도를 이탈해버릴 것 같은 건물들.  

 


빈 터널 안, 곳곳에 채워진 사람의 흔적들. 

 


조명으로 붉어진 하늘, 
그리고 푸른 빛을 흐릿하게 반사하는 그. 

 


이 서늘하고 쓸쓸하게 이어지는 길들은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앙상한 이 곳의 계절, 

더 앙상한 내 시선이 어떤 결핍처럼 느껴진다. 

 

 


나는 이 시간, 왜 하필 이 나이에.
왜 이곳에 와 있을까. 
이 낯섬의 연속인 풍경을 걷는것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밤을 거닐다 보면
정답이 없는, 언젠가 어디선가 누구라도 했을법한 질문들만 쏟아진다.

 


우리와 비슷하게 
길을 거늬는 몇몇의 드문 인적들. 
찬란한 네온사인 사이, 비어있는 도시의 풍경이 낯설다. 

알콜 한방울 마시지 않았음에도 
물기가득한 날씨, 그 속에서 빛나는 네온사인이 사람을 취하게 만들기도 한다.  

텅 빈 도시의 밤에 취해
뜻모를 발걸음을 계속 이어간다. 

 


 



곧 마지막 운행을 할 것 같은 트램이 기다랗게 터덜거리며 지나간다. 
그 풍경을 보고있으니
마치 전부 잠든 도시 안을
트램만이 깨어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생물 같다. 





묘한 인상을 받고 급하게 앉아 스케치를 했다.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 

손이 시려 아려온다.

그래도 시린 손은 펜을 놓지 않고 춤춘다. 

마치 내게 

이 기분을 놓쳐서는 안돼. 

라고 말하는것처럼.

 


감정이 충만한 몸으로 옆을 돌아보니 강이 보인다. 

아니, 바다였다. 

호수처럼 보이는 바다. 

작아보이지만 드넓은 북유럽 바다로 이어지는 물 줄기들. 

 




이 도시에도 가끔 오로라가 뜨겠지?

라는 생각이 언듯 스친다. 





그리고 다시 드로잉 북을 펼쳐 
오로라가 뜨면 이런 모습일까. 
라는 질문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어느새 눈으로 바뀌고

 




흰 점들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도시의 풍경속으로

텅빈 도시의 밤을 배회한 

달뜬 내 몸을

눈처럼 조각내어 감춘다. 













 




* 쉬어가는 이야기

 


로버트 메플소프.
동성애자이자 자신의 성적 성향을 예술 사진으로 남긴 
위대한 사진가였던 그. 
그의 전시가 헬싱키, 이 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또 헬싱키 샵 곳곳에 여러 험악한 공구들이 아기자기하게 디스플레이 되어있다. 
DIY가 일상인 핀란드 사람에겐 대수롭지 않은 풍경. 
메플소프의 사진집을 보면 이런 공구들로 성적 학대를 하는 작업들이 있는데 
그 작업이 생각나 묘한 웃음이 나왔다. 

사리셀카에서 오로라를 만나기위해 밤을 새며 호텔 로비에서 기다릴 때
로비의 티비에서 과감하게 흘러나오던 포르노 영상에서
핀란드인이 '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을 어떤 선까지 개방적으로 열어놓았는지 잘 인식할 수 있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메플소프의 적나라한 작업처럼 농도짙은 전시가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점차 다양성으로 열리고있는 우리나라 예술문화에 기대감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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