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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가장 빨랐던 새마을호의 '은퇴'…종운여행 1편

작가 이루니 조회수 327 추천수 2 등록일 2018-06-14

백과 사전 보기 새마을호   (항목을 클릭하시면 백과사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역 : 전라북도 > 익산시 >




'처음'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끝'은 함께 하고 싶었다.
1969년 처음 운행을 시작한 그 열차는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새마을호, 2018년 4월 30일부로 운행이 종료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4월의 어느 날, '장항선' 용산에서 익산까지 종운여행을 위해 기차표를 예매했다. 


"선로 위에서 새마을호를 만나다"







1세대 새마을호 이야기
1969년 2월 8일 경부선에서 관광호로 운행을 시작했다. 
1974년 8월 15일. 새마을호로 이름을 바꿨다. 이 날은 수도권 전철 1호선 개통이 된 날이었다. 
기존 통일호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총 8시간 40분이 걸렸다.
하지만 새마을호가 등장하면서 경부선의 소요시간은 4시간 10분으로 단축됐다.
새마을호는 속도보다 호화로운 객실로 더 주목받았다. 

초기에는 일본에서 제작 및 수입됐고, 1979년부터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에서 분배해 제작했다.
객실 정원은 보통 56석, 전형적인 일본 특급열차 스타일의 좌석이었다.
다리 / 머리 받침대는 없었고 뒤로 젖힐 수 있는 각도가 커서 뒷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정도.
2007년 12월 31일 새마을호로 운행되었던 정선아리랑유람열차가
내구연한이 다 되어 폐차되면서 1세대 새마을호 객차는 모두 사라졌다. 
마지막 1세대 새마을호 열차였던 '11035호'는 현재 구절리역에서 특산품 매장 및 편의점으로 개조됐다. 
 호차불명인 1세대 새마을호 열차도 섬진강 기차마을에 보존되어있다.
섬진강 여행에 새마을호 원조 열차를 만나고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2세대 새마을호 이야기
1986년부터 1999년까지 도입된 열차. 현대정공, 지금은 한진중공업인 대한조선공사 그리고 대우중공업이 제작했다. 



새마을호 열차를 탑승하고 여기저기 둘러보니 조금은 오래되어 보이는 [대우중공업] 글씨가 보인다. 
모델번호 DRH-07 1992년 제작. 작 스물일곱살의 새마을호는 이제 안녕이구나

좌석 중간에 팔걸이가 추가됐고 접이식 개인 테이블이 설치됐다. 전 객실 자동 출입문이 설치됐으며 국내 최초로 자동승강문을 장착했다.
당시에 승강구 추락 사고가 빈번했는데 자동승강문이 그 사고를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개인독서등도 설치되었다. 
2세대에 설치된 이 모든 기능들을 새마을호 특실에 앉아서 찬찬히 살펴봤다.



1990년엔 신형 객차형 새마을호가 등장했다. 신형은 말그대로 "신형" 
좌석은 기존의 갈색시트에서 고급스러운 문양이 새겨진 자색 시트로, 객실 출입문 위에는 LED 전광판도 설치했다.
이번에 내가 탄 특실도 2세대 새마을호 때 도입됐다. 빨간 시트가 인상적인 특실.
특실이 일반실과 다른점은 좌석수가 60명인 점. 개인조명의 조도 조절 가능하고 개인 오디오장치, 수납식 컵받침이다.
지금은 놀랍지 않지만 당시엔 신선한 복지였으리라 생각하며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본다. 





새마을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열차카페. 이 또한 2세대 새마을호 당시 도입됐다. 열차카페는 원래 식당차였다.
1969년 관광호에 '싸롱'이라는 식당차가 운행됐다. 싸롱은 철도청에서 운영했다가 외주위탁 민영화로 서울프라자 호텔이 2004년까지 맡았다.
식당차에는 주방장 1명, 지배인 1명, 서버 담당도 있었다. 이 공간에서 과거엔 하나의 레스토랑이 펼쳐졌다고 생각하니 과거로 가보고 싶었다. 
좋은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열차에서 운영되는 특성상 가성비 떨어지는 비싼 가격, 대장균 검출문제, 공장제 제품 사용 등 여러 문제가 생겼다.
2004년 KTX가 개통됐고 새마을호 식당차 이용 승객은 점점 줄었다. 4년 뒤, 식당차를 폐지하고 지금의 열차카페로 개편했다.





2008년 열었던 열차카페는 특실 바로 앞 칸에 존재했다. 새마을호를 한 번 둘러볼까- 하고 옆칸으로 이동했다가 열차카페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18년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금은 촌스러운 디자인. 지금은 중단된 미니 콘서트룸과 테라피룸. 그리고 카페 판매대까지. 
너무 옛스러워서 놀라고,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편리했던 부대시설일텐데 이제는 영영 볼 수 없단 사실에 조금 서글펐다.



미니콘서트룸은 승무원실로 쓰고 있었다. 실제로 승무원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보았다.
차류에는 원두커피, 주류/안주류에는 캔맥주와 소시지 등이 있었다. 긴 여정을 떠나면서 간단한 안주와 맥주 한 잔 했겠지.
판매대에 글씨가 써져 있어서 보니 메세지가 있었다. "영업하지 않는 열차입니다. 불편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제 2018년 4월 30일 새마을호는 운행이 종료되고 5월부로 3세대 새마을호가 시작된다.
현 새마을호 열차는 내구 연한이 다 되어 안정상의 문제로 모두 폐차된다.

새마을호는 '국내 최고급 열차' '특급 열차'라는 호칭을 받았다.
하지만 KTX와 ITX-새마을호 등장으로 인기는 하락하고 입지 또한 좁아졌다.
운영노선도 축소 혹은 폐지되어 현재는 장항선 구간(용산-익산)만 남았다.
새마을호가 지금까지 폐지되지 않았던 이유는 사실 이 '장항선' 덕분이다.
장항선 구간이 개량되지 않은 덕분에, 광역시를 빗겨 나간 덕분에
넓은 좌석을 가진 새마을호는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



새마을호의 속도는 150km/h. KTX의 속도는 300km/h.
가격은 별 차이가 없지만 속도는 2배 차이가 난다. ITX-새마을호는 새마을호보다 빠르고 쾌적하다.
아날로그 시대 특급열차였던 '새마을호'가 효율적인 측면에서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호승 시인은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고 말했다.
옛 열차는 느림, 사람다움 그리고 떠남과 쉼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새마을호의 퇴장은 조금 애틋하다.




종운여행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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