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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월 캄차카 화산지대(2)

작가 김희숙 조회수 59 추천수 0 등록일 2018-08-10

지역 : 러시아 > 캄차카 크라이 > 빌류친스크



본 여행기의 여정은 '18.7월 캄차카 화산지대(1)에 이은 것이다. 겨우겨우 사람키보다 높은 눈더미를 헤쳐 트래킹 입구에 도착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캄차카반도 자연보호구역에 있는 무트노프스키 화산(2,322m) 북쪽 기슭의 미니-간헐천(geyser) 계곡이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눈 입자가 큰 이유는 오래된 눈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말된다. 시간이 지나 얼음이 되어갈테니.



여러 대의 카마스(캄차카 오프로드 특수차량)들이 줄지어 있었다. 각자 어떻게 앞으로 여정을 꾸밀지 논의할 것이다.
특수차량 카마스는 본래 캄차카 반도의 군대차량이었다. 이곳은 개방되기 전에는 군사지역이었다.


왼쪽으로는 산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은 되돌아가는 길이다.
여기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 동양인과 노인들은 없다^^


사람들의 발자취가 보였다. 트래킹을 하기 위해서 어떤 길이 있나 했더니, 눈 위에 사람 발자욱들이 있는 것이 저것이 길인가 보다.


우리는 트래킹을 하기 전에 식탁을 꾸며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전 7시 30분부터 거의 5시간을 오프로드로 와서 차멀미를 해서 그런지 속이 좀 느글느글했지만, 할 건 다해야지 한다. 여행팁으로 누군가 얘기해 줬는데, 예기치 않은 멀미를 하면 소화제를 먹으란다. 이런 정보는 들어둬야 한다.


러시아식의 점심을 현지에서 준비해 오셨다. 그릇들은 군용밥차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다 경험이려니 한다^^ 눈이 섞인 비는 계속 내리고, 이렇게 야외에서 서울은 삼복더위인데 밥을 먹는 것도 괜찮다. 사진으로는 매운 찌개처럼 보일 수 있으나,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일종의 스튜이다.


주황색 옷입은 아저씨가 현지 러시아 가이드인데, 이렇게 오프로드로 다니는 것이 직업이면 얼마나 힘들까도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이러한 자연을 다니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심신은 건강하겠지 한다. 영어 무지 잘한다. 이제 쿠바나 러시아나 영어를 잘한다. 북한도 조만간 그러지 않을까 한다.


트래킹하는 분위기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안개도 너무 많고, 눈들이 쌓여 어느 정도가 가능한지 가이드와 지리학 교수님이 머리를 싸매고 논의중이다. 전기를 보내는 송신탑이 곳곳에 있는 것을 보면 여기 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짐작간다.


사람이 만들어 낸 발자국을 따라 한 사람이 위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당시 심정으로는 좀 고되보여서 저기를 꼭 가야하나 하기도 했다^^


우리 일행이 출발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가볼 수 있는데까지는 가야지 하면서. 왼쪽의 노란 건물이 약간 보이는 데 저것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이다.


산업화의 상징 중의 하나가 파이프(관)이다. 관을 통해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들을 멀리까지 보낼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이 이룩한 혜택일 것이다. 과거에도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한 이유가 이러한 파이프 이론이다. 로마 가도를 만들어 길을 뚫었고, 로마 수로를 위해 수도교를 건설하고.


위에서 이곳에 발전소가 있어서 송신탑도 있다는 언급을 했는데, 어떤 발전소인지는 밝히지 않았었다. 의아하게도(왜냐면 눈이 쌓여있으니까) 이곳은 땅 아래 뜨뜻한 열로 만들어 내는 지열발전소가 있는 곳이다. 주변에 눈들이 높이 쌓여 있어도, 아래로 흐르는 물에 손을 대면 뜨뜻하다.


지열발전소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지하는 뜨겁지만, 지상은 눈으로 덮여있고, 간간이 눈들 사이에서 꽃들도 피어나는 모순으로 가득찬 장소이다.


아래 사진만 보면 주변이 눈들로 둘러쌓인 곳이라 생각하겠는가. 분무기로 물을 준듯하게 물방울이 송송 맺혀 있는 것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곳도 사진의 왼쪽 위는 눈들이다. 보라색과 하얀 꽃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지열발전소를 뒤로 하고 언덕 위에 폐가 같은 건물이 하나 있었다. 건축물 가운데 방독면 마스크가 그려진 파란 스티커가 있다. 위험한 곳인가. 


지열발전소가 내려다 보인다. 안개탓오 있겠지만, 땅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지열발전소는 전 세계에 그리 많지 않다. 일단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람이 있어야 풍력이 가능하고, 햇빛이 있어야 태양열발전소가 가능하듯이. 우리나라에는 포항에 유일하게 지열발전소가 있다. 아마 단가는 수지가 안 맞을 것이다. 그런데 지열발전소 건설이 포항지진의 원인으로 지목한 이론도 있어서 그런지, 자연을 이용한(아니면 자연을 파괴한) 발전에 대한 예측은 불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발전소를 뒤로 하고 사람들을 계속 올라간다. 어찌보면 산은 자연 바벨탑이다.


계속 올라가니 세상에 아무것도 없고, 고요하니, 사람들의 발자욱 소리만 들릴뿐이다. 서로 말들도 별로 안한다. 그냥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을 느낀다.


계획했던 트래킹을 전부 마치지는 못했다. 단거리 코스로 하고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돌아오는 길을 오프로드로 5시간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지만, 아래와 같이 간간이 정차하여 주변을 돌아보고 심호흡을 한다.





멀리 폭포가 보였다. 빌류친스키 폭포이다. 그래서 가이드 말로는 일부러 이곳에 정차했다고 한다. 하늘에서 눈이내려, 그것이 녹아 물이 되어 흐른다. 이곳의 흙과 돌은 거의 짙은 회색과 검은색이다. 화산의 잔재라서 그렇다.


계속 내려오다 보니 이제 하얀 눈이 아니라 초록색으로 덮여 있다.


뒤로는 간간이 눈이 있는 설산을 남겨 두고 돌아간다. '캄차카를 즐려라(Enjoy Kamchaka)'라고 써있는 차량의 글귀를 되새긴다. 언제 다시 이곳을 올지 모르나, 왠지 올 것 같다. 왜냐면 못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지를 남겨야 한다. 뭔가를 다했다고 생각하면 허탈하다. 계속 뭔가 여지를 남기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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